부부가 함께 보면 더 좋은 글
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
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
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
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
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
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
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
능력 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 놓았는지
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 거냐고 물어보면
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짓고
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
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
어느 날 몸살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
빗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
그래도 지겨운 아내, 지겨운 남편인 걸...
가난해도 좋으니 같이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..
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..
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..
부모喪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..
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
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
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..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..